5월도 끝

끄적끄적 2014. 5. 30. 22:12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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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오랜만에 타코몽에 갈까 했는데, 어제 밤을 꼴딱 샌 탓에 약속을 취소하고 일찍 들어왔다. 그런데 버스에서 너무 잘 잤나 보다. 이제 정신이 말똥말똥하네. 기운이 회복되니 아쉽구나. 요새 좀 꿀꿀하므로 타코야키에 크림맥주가 고팠는데. 그래도 금요일 밤은 좋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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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 사람들한테는 어이없거나 실망스러운 기분이 자주 드는데, 물건들에는 애착이 마구 생긴다. 오늘 도착한 잡지 부록 화장품들도 어쩜 하나같이 다 마음에 들고. 특히 전주 다녀온 뒤로 내 똑딱이 카메라가 갑자기 소중해졌다. 크큭.

 

원래는 다음번에 일본에 갈 때 미러리스나 하이엔드를 장만하고 싶은 마음에 다만 몇 번이라도 더 쓰고 새 카메라를 산다는 명분을 만들고자 들고 갔었는데, 전주에서 찍은 사진들이 제법 마음에 들어서인지 이 똑딱이와 계속 함께하고 싶어졌다. 사진도 잘 모르고 많이 안 찍는 나한테는 이 정도 똑딱이면 충분하지, 하이엔드는 무슨.

 

그런데 앞으로 안 쓸 작정으로 너무 막 굴렸나. 배터리 덮개가 살짝 들떴다. 그게 갑자기 너무 안타까워서 무려 일본 직구로 커버까지 사서 씌웠다. 물건값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. 아하하하. 오사카에서 날아온 까망이 커버마저 마음에 든다. 막 다 마음에 들어. 얼른 이거 들고서 도쿄에 가고 싶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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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2주 동안 도쿄 여행만 생각하면서 현실도피했다. 벌써 호텔도 여러 옵션으로 예약하고. 비행기 좌석도 정하고. 작년에 정리해둔, 가고 싶은 곳 리스트도 더 보충하고. 오프라인 지도앱에 위치 찾아서 찍어두고. (지도앱 만지면서 또 화면 커다란 내 뷰2가 마구 좋아지고. 흐흐) 쇼핑 리스트도 모으고. 면세점 출석 포인트도 모으고. 하루종일 틈틈이 여행 카페 들락거리고.

 

하도 그랬더니 이제 좀 질려버렸다. 가려면 아직 넉 달이나 남았는데. 다음 주 연휴에 가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.

 

5월은 이렇게 보내버렸고, 마침 현실도피도 시들한 기분이니까 6월에는 좀 더 열심히 살아봐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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