반백수가 된 지 한 달 보름쯤 지났다. 일이 있던 날은 일을 했고, 일이 없던 날은 정말이지 그냥 누워서 폰만 잡고 있었다. 와중에 도쿄 여행을 일주일 다녀왔고.

 

몇 년 동안 결과적으로 그리 실속이 있지 않은 투잡을 하며 정말 몸과 마음이 다 소진된 거 같아 일 하나를 놓았는데, 그냥 마냥 누워서 쉰다고 충전이 되는 거 같지는 않다.

 

일상을 좀 수월하게 살고 싶다. 너무 어려워 말고 부담 갖지 말고, 실패하거나 실수해도 자책하지 말고. 가볍게 가볍게. 반백수로 지내는 동안 그 연습을 해보고 싶다. 일기를 쓰는 것도 그 연습 중 하나이고.

 

오늘은 벼르던 안과를 갔고, 건강보험공단에 가서 보험료를 조정했고, 안경점에 가서 렌즈를 샀다. 이번 기회에 미루던 병원 순례를 해보자. 돈 생각 말고.

 

또 쌓여 있는 안 읽은 책들을 읽어보자. 머릿속에 입력이 잘 안 돼도 대충대충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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